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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이야기

중국 2차 사역

이광철·황성철·이정철

중국 2차 사역 / 삼철이 사역장·성경통독학교

소속 / 사역기수
중국 2차 사역 / 삼철이 사역장·성경통독학교
주요 사역 지역
중국 동북지역, 한국 서울
주요 역할
성경훈련생, 황금종교회 개척 동역자, 탈북민 통독학교 일꾼
최종 기록
한국 입국 후 황금종교회 개척과 탈북민 성경통독 100독 학교에 참여

중국 2차 · 사역 기록

사역의 발자취

아무것도 모르던 세 청년이 말씀을 배우고 통독학교의 일꾼으로 성장한 이야기

무산에서 온 세 명의 ‘삼철이’

자매들만 생활하던 사역장에 열아홉 살 된 북한 청년 세 명이 들어왔다. 북한 무산시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이정철, 황성철, 이광철 형제였다. 이름에 모두 ‘철’ 자가 들어가 북한 자매들과 사역자들은 이들을 한데 묶어 ‘삼철이들’이라고 불렀다.

오랫동안 남자 탈북민을 만나지 못했던 사역자들은 세 형제를 크게 반겼다. 몇 시간 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고, 형제들은 돌아가며 북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세 사람의 성장 과정은 모두 험난했다. 성철은 네 살 때 아버지를 잃었고 학교를 일 년밖에 다니지 못했다. 어머니도 몇 년 전 사라졌으며 중국에서 얼어 죽거나 폭행당할 뻔한 위기를 여러 번 넘겼다. 정철은 중학교까지 다닌 뒤 탈북했다. 광철은 학교에 다닌 적이 없었고 고아로 떠돌며 도둑질로 생존한 ‘꽃제비’였다.

세상도 글도 몰랐던 ‘까마귀들’

삼철이들의 학습 수준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기본적인 생활 지식부터 거의 모든 것을 새롭게 가르쳐야 했다. 자신들이 머무는 나라가 중국이라는 사실도, 세상에 한국과 중국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형제들은 자신들이 한때 북조선에서 살았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놀라자 스스로를 ‘까마귀’라고 불렀다. 북한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사람을 그렇게 부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광철은 한글을 전혀 읽고 쓰지 못했다. 글을 꼭 알아야 하느냐고 오히려 당당하게 물었다. 세 형제를 훈련생으로 받아야 할지 망설였지만, 많이 배우지 못했던 사람도 하나님의 일꾼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 앞에서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동안 이들을 돌봤던 조선족은 형제들을 넘겨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 탈북민 사회에서 흔히 이루어지던 일이었지만,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람이 돈으로 거래되는 현실은 큰 아픔으로 남았다.

자매 사역장과의 갈등, 남자 사역장의 시작

모두가 반갑게 맞아 주고 사랑해 주자 삼철이들은 곧 경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모든 대화에 끼어들고 기분대로 행동했으며, 꾸중을 들으면 빈정거리거나 선생과 자매들을 무시했다.

농구를 하다가 공을 멀리 차 버리고 셋이 함께 화장실로 가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자신들의 행동이 공동체의 질서를 깨뜨리고 자매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며칠을 함께 지낸 석자실 선생도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했다.

결국 자매 사역장과 남자 사역장을 분리하기로 했다. 삼철이들은 오랫동안 외롭게 살아오다 어머니와 누이 같은 자매들과 함께 지내 행복했다며 헤어지기 싫다고 울었다.

그러나 자실 선생은 사역장의 안전과 학습을 위해 분리가 필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후 이욱 선생과 최광 선교사가 본격적으로 삼철이들을 맡아 생활과 학습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유치원 과정부터 시작한 작은 학교

삼철이들의 하루는 새벽 다섯 시 기상으로 시작했다. 식사 준비와 아침 식사, 기도, 찬송, 오전 학습, 오후 말씀과 학습, 저녁 기도 모임과 밤 학습까지 이어졌다.

세 사람의 수준에 맞게 과정도 달랐다. 정철은 말씀 암송을 시작했고 성철은 성경 만화를 읽었다. 한글을 모르는 광철은 자음과 모음, 숫자 1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공부를 처음 해 보는 청년들이었기에 억지로 몰아붙이기보다 이야기를 통해 가르쳤다. 한국과 중국, 세계의 역사, 북한이 가난하게 된 이유, 하나님과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삼철이들은 이야기를 매우 좋아했고 계속 들려 달라고 졸랐다.

인사하는 법과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는 법도 배워야 했다. 배고플 때마다 밤낮없이 음식을 한꺼번에 먹던 생활에서 벗어나, 모두 함께 식사하고 절제하도록 훈련했다. 성경학교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스무 살 청년들에게 유치원 과정부터 가르치는 작은 학교가 만들어졌다.

모든 물건이 낯설었던 삼철이들은 진공청소기 하나에도 큰 흥미를 보였다. 서로 청소하겠다고 다투었고, 정철은 청소기로 비닐봉지와 운동화를 들어 올리며 장난을 쳤다.

상처를 이해하며 다시 배운 사랑

삼철이들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모두 입 밖으로 내야 직성이 풀렸다. 한두 시간만 함께 있어도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시끄러웠다.

어느 날 말을 절제하지 못하는 정철에게 입에 자갈을 물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하자 그의 얼굴이 갑자기 파래졌다. 북한에서는 사람을 총살할 때 입에 자갈을 물린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제야 이들이 중국에 온 지 두 달도 되지 않았고, 북한에서 보았던 공포와 폭력의 기억을 그대로 안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말썽으로만 보였던 행동 뒤에 생존 경험과 깊은 상처가 있었다.

꾸중을 들으면 통독실을 뛰쳐나가 북한 노래를 크게 부르거나 농구공을 발로 차 버리는 행동은 계속됐다. 자신도 탈북민을 많이 안다고 생각했던 선교사는 삼철이들 앞에서 매번 자신의 한계를 발견했다.

그들을 가르치는 과정은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일인 동시에, 사람을 겉모습과 능력으로 판단했던 사역자 자신이 변화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쓰러진 선교사를 발견한 광철

계속되는 돌봄과 훈련 속에서 최광 선교사의 몸과 마음은 심하게 지쳤다. 어느 날 의자에 앉아 자신이야말로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까마귀’라고 중얼거리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몸이 굳어 뒤로 넘어가는 모습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한글도 모르던 광철이었다. 광철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욱 선생과 사람들이 달려와 몸을 주무르고 물을 먹이며 정신을 깨웠다.

다음 날에도 의식이 흐려지고 몸이 마비되는 증상이 이어졌다. 안마를 받으러 간 뒤 늦게 돌아오자 걱정한 아내가 작업복 차림으로 달려와 함께 오래 살며 하나님의 일을 하자고 눈물을 흘렸다.

최광 선교사는 광철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꼈다. 처음에는 배울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기를 망설였지만, 위기의 순간 자신의 생명을 살핀 사람은 바로 광철이었다.

사람은 외형과 현재의 수준을 보지만 하나님은 그 안에 있는 소중함과 앞으로 빛날 가능성을 먼저 보신다는 사실을 다시 배웠다.

성경 100독과 수백 절의 말씀 암송

사역장에서 생활하며 삼철이들은 많은 공부를 했다. 정철은 말씀을 500절 이상 암송했고 황성철도 400절 이상 암송했다.

세 형제는 신약성경을 100번, 구약성경을 20번 읽었다. 한글을 전혀 모르던 광철도 시간이 지나며 더듬거리더라도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자신들을 ‘까마귀’라 부르던 청년들이 말씀을 반복해서 읽고 암송하며 생각과 생활의 기초를 새롭게 세워 갔다.

이후 최광 선교사는 삼철이들을 모두 한국으로 데려왔다. 한국의 풍요와 자유를 처음 경험한 세 사람은 한동안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전국을 돌아다니며 놀았고, 말려도 쉽게 멈추지 않았다. 언젠가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다시 붙드실 것이라 생각하며 기다렸다.

황금종교회 개척의 일등공신

2011년 서울에서 황금종교회를 개척하자 삼철이들이 다시 찾아왔다. 한국에 있는 탈북민들을 모으려 한다는 말을 듣고 세 사람은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의지할 곳 없이 살아가던 탈북민들을 교회로 데려왔다.

거리와 현장에서 떠도는 탈북민들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삼철이들보다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자신들이 살아온 경험이 다른 탈북민을 찾아내고 연결하는 능력이 되었다.

이들은 황금종교회가 시작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교회 개척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과거의 방황과 생존 경험이 새로운 공동체를 세우는 자산으로 바뀌었다.

통독학교를 이끄는 북한 선교의 일꾼들

2012년 서울에서 ‘탈북민 성경통독 100독 학교’가 다시 시작되었다. 중국에서 통독훈련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던 삼철이들은 처음에는 참여를 망설였지만, 시간이 지나 세 사람 모두 다시 들어와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만났을 때에는 자신들이 태어난 나라가 북한이라는 사실과 머무는 곳이 중국이라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청년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성경을 백 독 이상 읽고 수백 절을 암송하며 통독학교 운영을 돕는 사람이 되었다.

광철은 여전히 한글 쓰기는 서툴렀지만 성경을 읽고 자신이 경험한 하나님을 사람들 앞에서 간증했다. 여름 캠프에서는 북한 형제들을 섬길 만큼 성장했고, 거칠지만 진솔한 성품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힘도 갖게 되었다.

사역자가 힘들고 낙심할 때면 광철이 뜻밖의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많은 말썽과 시행착오를 지나며 서로에게 깊은 정이 생겼다.

기록 당시 삼철이들은 여전히 부족하고 실수도 있었지만 말씀을 배우며 북한에 복음을 전할 일꾼으로 준비되고 있었다. 삼철이들의 이야기는 사람의 현재 모습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가능성을 믿고 끝까지 가르치는 일이 어떻게 한 사람의 미래를 바꾸는지를 보여 준다.